<쓰기의 말들> 독서 리뷰
– 문장 너머의 삶을 발견하는 사유의 기술
1. "말"을 모으는 작가, 삶을 꿰는 실천가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글을 '왜' 써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글이 살아나는가에 대해 묻고 답한다. 작가는 다양한 작가들의 글쓰기 관련 문장을 인용하며, 그 문장들을 매개로 삶과 글의 경계를 탐색한다.
특히 책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말"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언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말은 존재를 증명하는 도구이며, 기억을 되살리고, 관계를 맺고, 고통을 해소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은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말로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2. 쓰기는 고통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은유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글쓰기가 단지 취미나 직업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는 "글을 쓴다는 건 고통을 통과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는 그저 슬픔을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언어로 번역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다시 삶으로 환원시키는 과정이다.
가령 어떤 작가는 슬픔을 꾹 눌러 참는 대신, 그것을 수백 번의 문장으로 반복해 써 내려간다. 그런 글쓰기는 단순한 일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회복’이고 ‘저항’이며 때론 ‘치유’다. 『쓰기의 말들』은 이런 글쓰기의 본질을 집요하게 탐색하며, 독자에게 조용한 울림을 준다.
은유 작가 자신 또한 글을 통해 수많은 상처와 감정을 들여다봤고, 그것을 말로 정리함으로써 자신을 재건해왔다. 이런 실천의 흔적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러므로 『쓰기의 말들』은 글쓰기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안내서다.
3. 글쓰기는 직조다 – 혼돈을 질서로 만드는 노동
책 속에서 인용되는 여러 문장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글쓰기를 '질서의 직조'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혼돈과 감정, 무의식 속에서 끄집어낸 단어들은 처음엔 뒤죽박죽이지만, 쓰고 지우고 다듬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문장, 하나의 구조로 정리된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우리는 어지러운 생각을 가만히 앉아 마주하지 않는다. 핸드폰을 들고, 음악을 틀고, 누군가와 수다를 떨며 피하려 든다. 그러나 글을 쓴다는 건, 도망가지 않고 자기 내면의 소음을 직면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다듬는 작업이다.
<쓰기의 말들> 은 글쓰기를 통해 사유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어설퍼도,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일단 한 줄을 쓰기 시작하면 그 문장이 다른 문장을 부르고, 그 글은 또 다른 감정과 통찰을 데려온다. 글쓰기란 결국 삶의 진실에 가까워지는 방법이다.
4. 말은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은유 작가는 이 책에서 “존재하는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존재를 증명한다”고 강조한다. 즉, 내가 쓴 글이 곧 나를 증명한다는 철학이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이루어야 자신을 입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타인의 인정. 그러나 이 책은 조용히 반문한다. "정말 그것이 당신을 말해주는 것인가?"
우리가 하루 10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글을 쓴다면, 그 글만으로도 삶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말은 흔적이고, 기록이며, 선언이다. 자신에게 말 걸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말에 휘둘리고, 자신의 삶에 중심을 잡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쓰기의 말들> 은 글쓰기와 자존감 회복을 연결지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5. 글쓰기, 그 오래된 자기 연민의 종결법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몰라 헤맨다. 그럴 때 글쓰기는 실마리가 된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고, 피해자 서사에서 창작자 서사로 넘어가는 일이 가능해진다. 은유 작가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글을 쓰는 순간 그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
『쓰기의 말들』은 단지 글을 잘 쓰는 법이 아니라, 글을 통해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이해하며, 고통을 뚫고 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부터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마무리 –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의 의미
<쓰기의 말들> 은 단순한 글쓰기 교본이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존재가 글을 통해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성장하고, 단단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생활의 인문학이자 실천의 철학서다. 글쓰기를 삶의 일부로 삼고 싶은 사람, 혹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문득 ‘나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그 글은 잘 쓸 필요도 없고, 거창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단 하나, 삶을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과 펜을 드는 용기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쓰다 보면, 어느 날 당신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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